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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碧巖錄) 제98칙 천평양착(天平兩錯)


벽암록(碧巖錄) 98칙 천평양착(天平兩錯)

 

垂示

, 一夏嘮嘮打葛藤, 幾乎絆倒五湖僧. 金剛寶劍當頭截, 始覺從來百不能.

且道作麽生是金剛寶劍. 眨上眉毛, 試請露鋒鋩看.

 

수시하기를, 한여름 결제 동안 시끌시끌 이런 말 저런 말 하였으니,

하마터면 오호(五湖) 지방 스님들을 얽어매어 몽땅 거꾸러뜨릴 뻔하였다.

금강 보검이 애당초 부서졌으니 원래 그 무엇으로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네. 말해보라, 어떤 것이 금강 보검인가를. 눈을 치켜뜨고 빼어 든 보검의 날을 한번 바라보라.

 

 

本則

. 天平和尙行脚時參西院. 常云, 莫道會佛法, 覓箇擧話人也無. 一日西院遙見召云. 從漪. 平擧頭, 西院云, . 平行三兩步, 西院又云, . 平近前, 西院云, 適來這兩錯. 是西院錯. 是上座錯. 平云. 從漪錯. 西院云. .平休去. 西院云. 且在這裏過夏. 待共上座商量這兩錯. 平當時便行. 後住院謂衆云. 我當初行脚時. 被業風吹. 到思明長老處. 連下兩錯. 更留我過夏. 待共我商量. 我不道恁?時錯. 我發足向南方去時. 早知道錯了也.

 

천평스님이 행각할 때 서원(西院)스님을 참방하여 여느 때처럼 말하였다.

불법을 안다 말하지 말라. ‘그것을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아도 없구나.”

(天平和尙行脚時參西院. 常云, 莫道會佛法, 覓箇擧話人也無.)

- 허물이 적지 않구나.

이놈이 옳기는 옳지만 신령한 거북이 꼬리를 끌고 있느데야 어찌하랴.

 

하루는 서원스님이 멀리서 바라보고 그를 부르며 말하였다.

종의(從漪 : 天平의 이름)!”(一日西院遙見召云. 從漪.)

- 갈구리가 달린 작살로 찔러버렸군.

 

천평스님이 머리를 들자,(平擧頭,)

- 당했군. 두 번 거듭된 공안이다.

 

틀렸어라고 서원스님이 말하였다.(西院云, .)

- 반드시 용광로 속에서 단련된 뒤에야 비로소 된다.

배를 자르고 심장을 긁어냈다.

삼요인(三要印)이 열리니 붉은 점획[朱點]이 비좁고

주인과 손님을 나누려는 것을 용납지 않는다.

 

천평스님이 두세 걸음을 걸어가자,(平行三兩步,)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네.

이놈이 진흙수렁 속에서 흙덩이를 씻는구나.

 

서원스님은 또다시 틀렸어라고 말하였다.(西院又云, .)

- 배를 자르고 심장을 긁어냈다.

사람들은 모두들 두 번 거듭된 공안이라고 말하나

이는 물에다 물을 섞고 쇠에다 쇠를 섞는 격임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천평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자,(平近前,)

- 여전히 귀결점을 모르는구나.

더더욱 찾을 수 없다.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조금 전에 두 번 틀렸어라고 말하였는데 서원이 틀렸느냐, 상좌가 틀렸느냐?”

(西院云, 適來這兩錯. 是西院錯. 是上座錯.)

- 앞에 쏜 화살은 그래도 가벼운 편인데 뒤에 쏜 화살이 깊이 박혔다.

 

[從漪]가 틀렸습니다.”(平云. 從漪錯.)

- 턱뼈처럼 생긴 말안장의 안골(鞍骨)을 죽은 아버지의 아래턱뼈로 잘못 알았다.

이와 같은 납승이라면 천사람 만사람을 쳐 죽여도 무슨 죄가 있겠는가.

 

서원스님은 또다시 틀렸어라고 하였다.(西院云. .)

- 설상가상이다.

 

천평스님이 그만두려 하자,(平休去.)

- 저울 눈금을 잘못 읽었구나.

과연 귀결점을 몰랐다.

너의 콧구멍이 다른 사람의 손아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겠다.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우선 여기에 머물며 여름 결제를 지내면서

상좌와 함께 이 두 번 틀렸다는 것을 헤아려보도록 하자.”

(西院云. 且在這裏過夏. 待共上座商量這兩錯.)

- 서원은 평소에 척추가 무쇠처럼 굳세었는데

당시엔 무엇 때문에 쫓아내버리지 않았을까?

 

천평스님은 그 당시 곧바로 떠나버렸다.(平當時便行.)

- 납승처럼 보이기는 한다.

비슷하긴 해도 옳지는 않다.

 

그 뒤 사원(天平山)에 주석하면서 대중들에게 말하였다.(後住院謂衆云.)

- 비렁뱅이가 묵은 빚을 생각하는군.

그래도 반드시 점검해야지.

 

내가 처음 행각할 때 업풍(業風)에 끌려 사명장로(思明長老)의 처소에 찾아갔더니,연이어 두 번이나 틀렸어라고 말한 뒤 나에게 그곳에 머물면서 여름 결제를 보내며 함께 헤아려보자고 하였다.

나는 그때는 틀렸다는 것을 몰랐지만 내가 그곳을 떠나 남방으로 떠날 때 비로소 틀려버린 것임을 알았다.”

(我當初行脚時. 被業風吹. 到思明長老處. 連下兩錯. 更留我過夏.

待共我商量. 我不道恁?時錯. 我發足向南方去時. 早知道錯了也.)

- 두 번 틀렸다고 한 것을 어찌하랴.

천 번 만 번 틀렸다.

이와 관계가 없는 것을 어찌하랴.

어줍잖게 근심하는 사람을 또 보겠구나.

 

[評唱]

사명(思明)스님이 먼저 대각(大覺)스님을 참방하고

그 뒤 전() 보수(寶壽)스님의 법을 계승하였다.

하루는 화성(化城 : 방편)을 짓밟아 버릴 때는 어떠합니까라고 묻자,

보수스님은 말하였다.

날카로운 칼은 죽은 자를 베지 않는다.”

사명스님이 벱니다라고 말하자, 보수스님은 대뜸 후려쳤다.

사명스님이 열 번이나 벱니다라고 계속 말하자,

보수스님도 열 번 치면서 말하였다.

이놈아, 무엇이 그처럼 다급하여 죽은 시체를 지키려다 뼈아픈 방망이에 얻어맞느냐?”

그리고는 큰 소리를 지르더니 나가버렸다.

 

그때 한 스님이 보수스님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대화했던 스님이 무슨 말을 했길래,

스님께서는 방편으로 제접하였습니까?”

보수스님은 또다시 후려친 후 이 스님을 내쫓아버렸다.

 

말해보라, 보수스님이 스님도 쫓아버렸는데,

그에게 옳고 그름을 말했어야 할까, 아니면 따로이 도리가 있었을까?

그 의도는 무엇일까?

그 뒤 이들은 다 함께 보수스님의 법을 계승하였다.

 

사명스님이 하루는 남원(南院)스님을 친견하자, 남원스님이 물었다.

어느 곳에서 오느냐?”

허주(許州)에서 옵니다.”

무엇을 가지고 왔느냐?”

강서(江西)에서 가져온 머리 깎는 칼[剃刀]을 스님께 드리겠습니다.”

허주에서 왔다면 어떻게 강서의 체도(剃刀)가 있는가?”

사명스님이 남원스님의 손을 잡고 한 번 찌르자 남원스님이 말하였다.

시자야 받아라.”

사명스님이 소맷자락을 떨치면서 문득 떠나버리자, 남원스님이 말하였다.

아이구, 아이구!”

 

천평스님은 일찍이 진산주(進山主)를 참방한 바 있다.

그는 총림에 이르러 나복두선(蘿匐頭禪 : 무처럼 물렁한 재료로 만든 도장으로

멋대로 인가를 주고받은 선)을 참구하여 뱃속에 담아두고

이르는 곳마다 큰 소리로 나는 선()도 알고 도()도 안다고 큰 소리를 쳤으며,

항상 불법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 ‘이것을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아도 없다고 하였으며,

구린내를 남에게 풍기면서 방자하고 경박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모든 부처님이 아직 세상에 출현하지 않고 조사가 서쪽에서 오지 않아,

문답이 없고 공안도 있지 않았던 그 이전에도 선과 도가 있었던가?

옛사람이 마지못하여 기연에 따라 가르침을 베푸셨는데

후세 사람들은 이를 공안이라 불렀다.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이시자 가섭이 미소 지었다.

뒤에 아난이 가섭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금란가사(金襴袈裟)를 전한 이외에 따로이 어떤 법을 전하였는지요?”

아난아.”

아난이 하고 대답하자, 가섭은

문 앞의 찰간(刹竿)대를 거꾸러뜨리도록 하라고 하였다.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여주시지 않으시고,

아난이 묻기 이전에 어느 곳에서 공안을 찾을 수 있었겠는가?

오로지 총림에서 오이에 새긴 도장으로 인가를 받고서

문득 나는 불법의 오묘함을 알았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말한다.

천평스님이 바로 이와 같았다.

그러나 서원스님에게 연이어 두 차례 틀렸다는 질책을 당한 후엔

곧바로 두려워하고 밝히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말한 것은 벌써 틀려버린 것이다고 하나,

그러나 이는 참으로 서원스님이 두 번 틀렸다는 말을 귀착점을 모른 것이다.

여러분은 말해보라, 귀착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그러므로 활구에서 참구해야지 사구에서 참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고 하였다.

 

천평스님이 머리를 든 것은 (제일의제가 아닌)

이미 제이·제삼에 떨어져버린 것이다.

서원이 틀렸어라고 말하자,

그는 분명한 의도를 알지 못하고 나의 뱃속에 선()이 있다고 말하였으나

서원스님의 의도와는 관계없다.

다시 두 세 걸음을 걸어가자,

서원스님이 또다시 틀렸어라고 말했는데도 그는 여전히 캄캄하였다.

 

천평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조금 전에 두 번 틀렸어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서원스님이 틀렸느냐, 상좌가 틀렸느냐?”

제가 틀렸습니다.”

좋아하시네, 전혀 관계가 없다.

이는 이미 제8 차원에 떨어진 것이다.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우선 여기에 머물러 여름이나 지내면서

상좌와 함께 이 두 번 틀렸다는 것을 헤아려 보자고 했으나

천평스님은 당시 곧바로 떠나버렸는데, 이는 비슷하기는 해도 옳지는 않다.

그는 옳지 않다 말하지도 않고 쫓아버리지도 않았다.

비록 이와 같기는 하나 조금은 납승다운 기상이 있었다.

천평스님이 그 뒤 사원에 주석하면서 대중에게 말하였다.

내가 처음 행각할 때 업풍(業風)에 이끌려 사명스님의 처소에 이르렀는데,

스님은 연거푸 두 차례나 틀렸다고 말한 후

다시 나를 붙잡으며 여름을 지내면서 나와 함께 헤아려보자고 하였다.

나는 그때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내가 그곳을 떠나 남방으로 갈 때 비로소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이놈(천평스님)이 말은 잘한다만 제8 차원에 떨어져 헤아리고 있을 뿐,

그러나 전혀 관계가 없다.

요즈음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 남방으로 갈 때

비로소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는 말을 가지고 헤아리며 말한다.

행각하지 않았을 때는 자연히 허다한 불법과 선도가 없었지만

행각을 할 때 총림에서 낯 뜨거운 기만을 당했었다.

행각하지 않을 때도 땅을 하늘이라 하고 산을 물이라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조그만치도 일삼음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모두 이와 같은 세속[流俗]의 견해를 낸다면

무엇 때문에 모자 하나를 사 쓰고 관리인 체하지 않느냐?

그러나 대가(大家)가 지날 때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불법이란 이러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일을 논한다면 어찌 많은 말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대가 만일 나는 아는데 그는 모른다고 말하면서

한 짐의 선()을 짊어지고 천하를 두루 달리다가

눈 밝은 사람에게 시험을 당하면 한 점도 써보지 못할 것이다.

설두스님은 이같이 송을 하였다.

 

 

禪家流, 愛輕薄, 滿肚參來用不著. 堪悲堪笑天平老. 卻謂當初悔行脚. 錯錯.

西院淸風頓銷鑠. 復云. 忽有箇衲僧出云錯. 雪竇錯. 何似天平錯.

 

선가들[禪家流]이여,(禪家流,)

- 먹통이군.

한 문서로 모든 죄상을 다스린다.

 

경솔하고 천박함을 좋아하여(愛輕薄,)

- 그래도 조금은 있구나.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하는 사람들이 삼대처럼 수 없이 많다.

 

뱃속 가득히 참구하고서도 쓰지 못하네.(滿肚參來用不著.)

- 그래도 쓸 곳은 있겠지.

모난 나무자루는 둥근 구멍에 들어가진 않는다.

(설두)화상도 그와 함께 동참하시는군.

 

불쌍하고 가소롭다, 천평 늙은이여.(堪悲堪笑天平老.)

- 천하의 납승이 뛰어도 벗어나지 못한다.

옆사람이 이맛살 찌푸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도 남을 어리석게 만드는구나.

 

행각이 당초부터 후회스럽다 여겼더니(卻謂當初悔行脚.)

- 행각하기 이전에 틀려버렸다.

(이리 저리 행각하느라) 신발을 떨군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한 붓으로 싹 지워버려라.

 

틀렸어, 틀렸어.(錯錯.)

- 이는 무엇일까? 설두는 이미 틀렸어라는 데 대한 말을 끝냈다.

 

서원스님의 맑은 바람이 단박에 녹아버렸네.(西院淸風頓銷鑠.)

- 서원이 어느 곳에 있느냐.

무엇인가? 서원이라 말하지 말라.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천하의 노스님도 반드시 삼천리를 물러서야 한다.

이를 안다면 천하에 종횡한다 인정하리라.

 

(설두스님은) 다시 말한다.

홀연히 어떤 납승이 나와서 틀렸어라고 말하였다.(復云. 忽有箇衲僧出云錯.)

- 한 문서로 죄상을 몽땅 처리했군.

그래도 아직 조금 멀었다.

 

설두스님의 틀렸어라는 말은 천평스님의 틀린 것과 비교하면 어떤가?"

(雪竇錯. 何似天平錯.)

- 서원이 다시 출현하였다.

죄상에 의거하여 판결하였다.

모조리 관계가 없다.

말해보라, 결국 뭐냐!

(원오스님은) 치면서 말한다. 틀렸다.

 

[評唱]

선가들이여, 경솔하고 천박함을 좋아하여

뱃속 가득히 참구하고서도 쓰지 못하네라는 말은,

이놈(천평스님)이 알기는 했으나 쓰지 못하였다.

평소에 하늘을 바라보며 말하기를

(천평스님)는 조그만치 선을 알았다고 말하나,

불꽃이 이글거리는 풀무 속에서 잠깐 녹여보면 결코 한 점도 쓸 수 없다.

 

오조(五祖)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참선은 유리병 속에서 떡가루를 찧듯하다.

결코 굴려보려 해도 되지 않으며,

흔들며 털어보아도 나오지 않고 툭 건드리면 바로 깨져버린다.

생동감 있는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면

터지지 않는 가죽 포대의 선[皮殼漏子禪]으로 참구하라.

이는 높은 산에서 굴려내려도 부서지지 않을 것이다.”

 

옛사람(風宂스님)은 말하였다.

설령 말하기 이전에 안다 해도 한 껍질 막힌 것이고 집착하여 매인 것이며,

언구에 정통한다 해도 언제나 미친 견해를 면치 못하리라.”

불쌍하고 가소롭다.

천평 늙은이여, 행각하는 꼴이 처음부터 가소롭더니라는 말은

설두스님의 그가 사람을 마주하여 말하지 못함을 불쌍히 여겼고,

한 뱃속의 선[一肚皮禪]을 알고서 조금이나마 구사해보려 했지만

되지 않았던 것이 가소롭다고 한 것이다.

 

틀렸어, 틀렸어라고 했는데,

두 번 틀렸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천평이 몰랐던 그것이 틀렸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대답이 없었던 그것이 틀렸다고 말하나,

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두 번의 틀렸어라는 말은

전광석화처럼 번뜩이는 것임을 참으로 몰랐다 하겠다.

이는 향상인의 경지이므로,

마치 칼을 잡고 사람을 베려거든 똑바로 목줄기를 잘라야만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약 이 칼 날 위에서 행할 수 있다면 바로 종횡무진 자재할 수 있다.

이 두 번의 틀렸어라는 말을 안다면,

서원의 맑은 바람이 단박에 녹아버렸다는 뜻을 알 것이다.

 

설두스님이 상당의 법문에서 화두를 들어 거량을 끝마치고 짐짓 말하였다.

틀렸어, 나는 여러분에게 묻겠노라.

설두스님이 여기에서 틀렸어라고 한 말이

천평스님이 틀렸다는 것과 비교해서 어떠한가?”

30년은 더 참구하도록 하라.

 

(동국대교수 성본스님 강설)

 

98칙 천평선사의 행각

경전이 약방의 처방전과 같다는 편견 자각

 

<벽암록> 98칙은 천평 선사가 행각하며 서원 화상을 참문한 대화를 다음과 같이 싣고 있다.

 

천평 선사가 행각할 때 서원 화상을 참문하고, 평상시처럼 말했다. ‘불법을 안다고 말하지 않고, 한 사람도 화두를 제기하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구나!’ 하루는 서원 화상이 멀리서 바라보고 그를 부르며 말했다. ‘종의(從漪)!’ 천평 선사가 머리를 들자, 서원화상은 틀렸다!’ 라고 말했다. 천평 선사가 두 세 걸음 걸어가자, 서원 화상이 또다시 틀렸다!’라고 말했다. 천평 선사가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자, 서원 화상이 말했다. ‘조금 전에 두 번 틀렸다!” 라고 말했는데, 서원이 틀렸는가, 상좌가 틀렸는가?’ 천평은 말했다. ‘(從漪)가 틀렸습니다.’ 서원 화상은 또 다시 틀렸다고 말했다. 천평 선사가 그만두려고 하자, 서원 화상이 말했다. ‘우선 여기에 머물며 하안거를 지내면서 상좌와 함께 두 번 틀렸다는 문제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천평 선사는 당시 곧장 떠나 가버렸다. 그 뒤에 선원에 주석하면서 대중들에게 말했다. ‘내가 처음 행각 할 때에 업풍(業風)에 끌려 사명장로의 처소를 찾아 갔더니, 연이어 두 번이나 틀렸다!‘고 말한 뒤에, 나에게 그 곳에 머물며 하안거를 보내며 이 문제를 함께 살펴보자고 하였다. 나는 그 때 틀렸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내가 그 곳을 떠나 남쪽으로 떠날 때에 비로소 틀린 것임을 알았다.’

 

 

 

天平和尙行脚時參西院常云莫道會佛法覓箇擧話人也無一日西院遙見召云從漪.平擧頭西院云平行三兩步西院又云平近前西院云適來這兩錯是西院錯是西院錯是上座錯. 平云從漪錯西院云. 平休去西院云且在這裏過夏待共上座商量這兩錯平當時便行後住院謂衆云我當初行脚時被業風吹到思明長老處連下兩錯更留我過夏待共我商量我不道恁麽時錯我發足向南方去時早知道錯了也.

 

 

본칙의 공안은 <전등록>12권과 <광등록>14권 서원사명(西院思明)전에 전하며, 서원 화상은 임제의 제자인 보수(寶壽)의 법을 이은 선승이다. 그리고 천평은 <전등록>26권에 의하면 상주 천평산에서 교화를 펼친 종의(從漪)선사로 현사-라한-청계의 법을 계승한 선승인데, <전등록>24권에 청계산 홍진(洪進) 선사와 선문답을 나누며 불법을 깨닫게 된 인연을 전한다.

 

수행자는 항상 경전을 읽고 자신을 조고하는 수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게 해

 

천평 선사가 처음 행각할 때 여주 서원에 주석하는 사명화상의 회상에 방부를 들이고 10일쯤 지나 입을 열었다. 이곳에는 불법을 깨달았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있어도, 진짜 고칙 공안을 제시하여 학인들에게 불법을 깨닫도록 제시하는 안목 있는 사람은 없다!’ 고 하며, 자신이 불법을 깨달은 사람처럼 행세하며 나와 상대하여 불법을 논의할 사람이 없다고 큰소리친 것이다.

 

서원화상이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었다. 어느 날 하루는 천평이 법당에 올라 왔기에 서원화상이 멀리서 그를 바라보고 종의(從漪)!’라고 불렀다. 천평 선사가 머리를 들었다. 원오는 걸렸다(). 이중공안(二重公案)이다.”라고 착어했다. 서원 화상이 천평의 이름을 부를 소리에 머리를 든 것도 명상에 떨어진 것이고, 불법을 체득했다고 큰소리친 것도 엉터리로 탄로난 것이며, 이중으로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서원화상은 틀렸다(!)’ 라고 하며 엉터리 같은 소리나 하는 놈이라고 고함친 것이다.

 

즉 천평이 머리를 든 순간 자기 본분사를 상실한 것을 간파한 것이다. 서원화상이 틀렸다! 고 한 말은 원오가 수시에 말한 금강의 보검으로 천평의 망심을 타파한 지혜의 칼이다. 그러나 천평은 서원 화상의 지혜작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두 세 걸음 걸어갔다. 자신의 경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한 것이지만, 분명한 점이 없이 애매모호한 행동이다.

 

원오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네. 진흙 수렁에서 흙덩이를 씻는구나!”라고 착어한 것처럼, 분명한 선기작용이 없다. 서원 화상이 또다시 틀렸다!’라고 말했다. 원오는 배를 자르고 심장을 긁어냈다.”고 착어한 것처럼, 너무나 친절한 말씀이라는 의미이다. 천평은 전혀 문제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서원화상 앞으로 가까이 다가섰다. 서원 화상은 천평에게 조금 전에 내가 두 번이나 틀렸다!” 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내(서원)가 틀린 것인가? 아니면 그대가 틀렸는가?’ 천평은 (從漪)가 틀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천평은 나와 남이라는 자타의 분별과 이원(二元)의 차별에 떨어지고 말았다. 서원화상은 또 다시 틀렸다고 말했다.

 

서원 화상은 천평의 선병을 진단하고 있지만 천평은 전연 알지 못하고 있다. 원오는 눈 위에 서리를 첨가하네.”라고 착어한 것처럼, 아무리 서원화상이 자비심으로 선병을 진단해 주어도 전혀 쓸데가 없다는 말이다. 천평 선사가 서원 화상과의 대화를 끝내고 법당을 나가려고 하자, 서원 화상은 그대는 우선 여기에 머물며 여유 있게 하안거를 지내면서 상좌에게 내가 두 번이나 틀렸다()고 말한 문제점을 진지하게 참구해 보는 것이 어떤가.’라고 말하며 올바른 수행을 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천평선사는 서원화상의 자비심을 등지고 당시 곧장 떠나 가버렸다.

 

천평은 뒤에 상주 천평산의 주인이 되어 법당을 열고 선원의 대중들에게 설법하였다. ‘내가 처음 행각 할 때에 업풍(業風)에 끌려 서원의 사명장로의 처소를 찾아 갔었다. 그 때 연이어 두 번이나 틀렸다!’ 라고 말한 뒤에, 나에게 그 곳에 머물며 하안거를 보내며 이 문제를 함께 살펴보자고 하였다. 나는 그 때 서원화상이 두 번이나 틀렸다라고 말한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었지만, 내가 그 곳을 떠나 남쪽으로 떠날 때에 비로소 서원화상이 틀렸다!’ 라고 말한 의미를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천평이 젊은 수행자 시절 서원화상을 참문한 지난날을 회상하며 제자들을 경각시키는 법문이다.

 

<임제록>에도 임제가 하안거 중에 황벽 선사를 방문하니, 황벽은 경전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경전의 까만 글자만 보는 노인이군!’ 하고 며칠 지나다 하직 인사를 하자, 황벽 선사는 그대는 하안거를 파하고 왔다 갔다 어디를 가느냐?’하였다. 임제는 잠깐 화상께 인사하러 왔습니다.’ 라고 하자, 황벽은 주장자를 내리치고 쫒아 버렸다. 임제는 몇 십리 길을 가다가 이 일을 의심하고 되돌아와서 하안거를 마쳤다는 일단을 전한다. 임제가 의심한 이 일은 불법의 본질은 경전을 통해서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경전을 약방의 처방전과 같다는 편견과 고정관념의 문제점을 자각한 것이며, 수행자는 항상 경전을 읽고 자신을 조고하는 수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선승이 경을 보는 것을 비판하는 건방진 사고와 언어문자에 대한 편견의 선병에 떨어진 사실을 자각하는 임제와 같은 선승은 드물다.

 

설두화상은 다음과 같이 읊고 있다.

선가의 수행자들은 경솔하고 천박함을 좋아하네.” 천평선사 뿐만 아니라 대개의 선승들이 약간의 선에 대한 지식과 분위기만을 익혀서 깨달은 행세를 하는 모습 경박하기 짝이 없다.

 

뱃속 가득히 참구하면서도 쓰지를 못하네.” 제방의 선지식을 참문하는 운수행각으로 수행했다고 하지만 지혜의 안목을 갖추지 못한 벙어리 선승이라 쓸모가 없다.

 

불쌍하고 가소롭다 천평노인.” 서원화상이 친절하게 제시해줘도 아만심을 꺾지 못해 두 번이나 틀렸다!’는 말의 낙처를 알지 못하네.

 

도리어 말하네, 당초 행각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문하의 대중들에게 서원화상을 참문한 것에 대한 비평인데, 바보같은 소리다. 그래서 설두는 천평에게 틀렸다! 틀렸다!’라고 질타했다.

 

서원의 맑은 바람이 단번에 녹아버렸네.” 서원화상이 천평에게 두 번 틀렸다!’고 말한 것은 청풍을 일으킨 가경이었다. 설두가 두 번 틀렸다!’고 말했을 때 서원의 청풍도 다 녹아 자취가 없어졌다. 설두는 자신의 지혜로 양착(兩錯)을 활용한 것이다.

 

설두는 다시 말했다. “홀연히 어떤 납승이 나와서 틀렸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설두의 자문자답이다.

 

설두가 틀렸다!”고 한 말과 천평의 틀린 것과 비교하면 어떤가?“ 같은가 다른가? 이 공안을 읽는 사람들에게 참구해 보도록 제시한 말이다. 원오는 서원화상이 다시 출세한 것이라고 착어하여 설두를 칭찬했다.

 

            - 경인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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